연구 개요
증상성 박출률 저하 심부전(HFrEF) 환자에서 저용량 digitoxin이 사망과 입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독일 하노버의과대학 Udo Bavendiek 교수가 주도한 DIGIT-HF 연구는 65개 유럽 센터에서 총 1,212명의 증상성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결과는 2025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되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동시 게재되었다.
주요 결과
- 투여 방식: Digitoxin 0.07mg 1일 1회 시작, 6주차 혈중농도 목표 8~18 ng/mL 조정
- 추적 기간: 중앙값 36개월
- 1차 복합 평가 변수(모든 원인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
- Digitoxin군: 39.5% (12.8건/100환자-년)
- 위약군: 44.1% (15.7건/100환자-년)
- HR 0.82 (95% CI 0.69–0.98, P=0.03)
- 전체 사망률:
- Digitoxin군: 27.2% (7.8건/100환자-년)
- 위약군: 29.5% (8.9건/100환자-년)
- HR 0.86 (95% CI 0.69–1.07)
- 치료 필요 환자 수(NNT): 22명 치료 시 1건의 사망 또는 입원 예방
환자군 특성
- 중증 환자 비율: NYHA III·IV 70.4% → 기존 대형 임상(PARADIGM-HF, DAPA-HF, EMPEROR)보다 더 진행된 환자군
- 기존 치료제 사용:
- ARNi: 40% 미만
- SGLT2 억제제: 20% 미만
- 다수 환자가 삽입형 기기치료(CRT, 제세동기 등)나 전기적 개입 경험
Bavendiek 교수는 “중증 환자가 많고 최신 치료제가 충분히 쓰이지 않은 현실적 상황에서조차 digitoxin의 추가 이득이 확인되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안전성
Digitoxin은 부정맥 가능성으로 인해 안전성이 우려되어 왔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오히려 심각한 심장 사건 발생률이 digitoxin군에서 낮게 보고되었다.
- 중증 심장 이상반응: Digitoxin군 3.4% vs. 위약군 11%
- 중도 중단율: Digitoxin군 9.1% vs. 위약군 10.2%
- 혈중농도: 6주차 17.0 ± 5.9 ng/mL, 12개월차 13.5 ± 5.1 ng/mL → 안정적으로 유지
-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별도 용량 조정 없이 혈중농도 유지 가능
연구진은 “고농도 digitoxin은 해로울 수 있으나, 저용량·저혈중농도 유지 시 안전성과 효과가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DIG trial에서 확인된 digoxin 혈중농도 분석과도 일치한다.
전문가 코멘트
- Udo Bavendiek 교수 (하노버의과대학) “DIGIT-HF는 저용량 digitoxin이 현대적 치료 환경에서도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이는 고전적 심부전 약물의 재평가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 Gregg Fonarow 교수 (미국심장협회, UCLA) “HFrEF 환자는 여전히 추가적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 오래된 치료제가 현대 임상에서 ‘놀라운 복귀(Amazing Comeback)’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임상적 의의
- 가이드라인과의 연결: AHA는 이미 cardiac glycoside를 “GDMT에도 증상이 남거나, GDMT를 견디지 못하는 HFrEF 환자에서 고려 가능”하다고 명시
- 치료 패러다임 전환: 이번 연구는 digitoxin이 단순히 과거의 약물이 아니라, 현대 치료에도 병용 가능한 안전·유효 옵션임을 보여줌
- 실제 진료 반영: ARNi·SGLT2i 저사용률 등 현실적 상황 속에서도 이점 확인 →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 확대
결론
DIGIT-HF는 저용량 digitoxin이 HFrEF 환자의 사망 및 입원 위험을 줄이고, 안전성도 확보됨을 무작위 임상으로 입증했다.
이는 심부전 치료 역사에서 cardiac glycoside 계열 약물이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치료 전략 재정립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