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LFI 연구, 고위험군 환자 대상 원격 선별 전략의 실효성 입증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 고위험군 환자에서 14일간의 심전도(ECG) 패치 착용을 통한 원격 선별 전략이 진단율을 높이고 항응고제 사용을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결과는 AMALFI 임상시험의 주요 분석으로, 유럽심장학회(ESC)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되었으며 동시에 JAM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의과대학의 Louise Bowman 교수는 “이러한 원격 접근법은 환자들이 잘 받아들였으며, 대규모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예상보다 일반 진료 과정에서 AF가 더 많이 발견되어, 개입군과 대조군 간 차이가 초기 가정보다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 설계와 방법
AMALFI 연구에는 영국 내 27개 1차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65세 이상 고위험 환자 5000명이 참여했다. 대상자는 CHA₂DS₂-VASc 점수 기준(남성 ≥3, 여성 ≥4)에 해당했으며, 이전에 AF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참여자들은 무작위로 우편으로 ECG 패치(Zio XT, iRhythm)를 받아 14일간 착용하는 군과 통상 진료를 받는 군으로 배정되었다. 패치 데이터를 회수한 뒤에는 일차 진료 의사에게 전달되어, 필요 시 예방적 치료를 결정하도록 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8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47%, 중앙 CHA₂DS₂-VASc 점수는 4점이었다. 패치군 참가자의 84.4%가 기기를 착용하고 반납했으며, Bowman 교수는 “착용 순응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주요 결과
- 패치를 통해 새롭게 AF가 발견된 환자는 89명(4.2%)이었다. 이 중 55%는 AF 부담(AF burden)이 10% 미만이었고, 절반 이상은 착용 첫날에 부정맥이 포착됐다.
- 2.5년 추적관찰 결과, AF 진단은 개입군에서 172명(6.8%), 대조군에서 136명(5.4%)으로 나타나 개입군에서 유의하게 많았다(비율비 1.26; P=0.03).
- 평균 항응고제 노출 기간은 개입군이 1.63개월, 대조군이 1.14개월로, 개입군에서 더 길었다(P<0.001).
- 뇌졸중 발생률은 개입군 2.7%, 대조군 2.5%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 연구는 본래 뇌졸중 발생을 검증할 파워는 갖추지 않았다.
- 패치는 AF 외에도 방실차단, 지속성 심실빈맥 등의 심각한 부정맥을 조기 포착해, 즉시 주치의에게 보고되었다.
임상적 의미와 논의
Bowman 교수는 “심방세동을 조기에 찾아내면 항응고제를 빨리 시작할 수 있고, 이는 뇌졸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본인이 AF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치료 기회를 놓친다”고 지적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Rohan Wijesurendra 박사는 “패치 사용으로 얻은 진단 증가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지만, 조기 발견이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예방적 치료 개입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접근법의 대규모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장기 추적 및 비용-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구진은 5년 추적과 건강경제학적 평가를 진행 중이다.
한편,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의 Isabelle van Gelder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고령 고위험군에서 단순하고 실행 가능한 설계를 통해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한 혁신적인 시도”라며 “단기 선별만으로도 유용할 수 있지만, 뇌졸중 예방 효과와 비용 효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결론
AMALFI 연구는 원격 ECG 패치 기반 AF 선별 전략이 진단과 항응고제 치료 시작을 앞당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만, 실제 뇌졸중 예방 효과와 비용 대비 효과성은 향후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