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H 2025에서 발표된 한국 연구, 기존 135/85mmHg 기준이 가면·지속성 고혈압 놓칠 수 있다는 근거 제시

【2025년 5월 21일, 밀라노】고혈압 진단에 있어 ‘집에서 재는 혈압(Home Blood Pressure, HBP)’의 기준을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새로운 근거를 바탕으로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의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연구팀은 ESH 2025(유럽고혈압학회)에서, HBP 기준을 기존의 135/85mmHg에서 130/80mmHg로 낮출 경우 진단 sensitivity 는 올라가고 진단 정확도도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고혈압 선별 검사를 위해 모집된 789명의 미치료 성인 중, 사무실 혈압, 7일간의 HBP, 그리고 24시간 활동혈압(ABPM) 데이터가 모두 유효했던 646명의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2.0세였고, 남성은 310명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을 사무실 혈압(≥140/90mmHg) 및 ABPM(24시간 평균 ≥130/80mmHg, 주간 ≥135/85mmHg, 야간 ≥120/70mmHg) 기준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했다: 정상혈압(NT), 백의 고혈압(WH), 가면 고혈압(MH), 지속성 고혈압(SH).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진단 기준을 130/80mmHg로 낮췄을 때, 진단 sensitivity는 72.3%에서 89.5%로 향상되었고, specificity는 다소 낮아졌지만(81.8% → 69.1%), 전체 진단 정확도는 73.1%에서 87.8%로 크게 개선되었다. 통계적 일치도를 나타내는 Kappa value도 소폭 향상되었다(0.238 → 0.247).

더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135/85mmHg 기준에서 63.2%의 가면 고혈압(MH) 환자와 15.1%의 지속성 고혈압(SH) 환자가 정상으로 오진되었다는 점이다. 반면 130/80mmHg 기준에서는 이 수치가 각각 30.3%와 3.4%로 떨어지면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고혈압 사례들을 훨씬 더 잘 걸러낼 수 있었다.

특히 HBP가 130/80~134/84mmHg 범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서는 46.8%가 MH, 46.8%가 SH로 진단되었고, 이들은 전체적으로 사무실 및 ABPM 혈압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이 ‘회색지대(gray zone)’ 안에 있는 사람들 중, 22.9%는 야간 고립성 고혈압(INHT), 60.6%는 주야간 고혈압(DNHT)을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HBP만으로는 실제 위험을 간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기존 기준인 135/85mmHg는 일부 임상 상황에선 너무 느슨할 수 있으며, 130/80mmHg로의 조정 또는 130/80~134/84mmHg 구간을 ‘추가 평가가 필요한 회색지대’로 간주하는 접근이 진단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HBP가 비교적 정기적으로 시행되고, 환자 순응도가 높은 한국 같은 환경에서는 HBP 기준의 민감도 개선이 진단 패턴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Hypertension 2025년 5월호에도 동시 게재되어 학술적 신뢰성과 임상적 활용 가능성 모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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